본문 바로가기
공지사항/성명 및 활동

노동자의, 압도적인 힘으로―대우조선 하청노동자 투쟁 연대, 세 번째 연대를 마치고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22. 7. 9.

노동자의, 압도적인 힘으로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투쟁 연대, 세 번째 연대를 마치고

 

 

 78일 오늘, 비가 오지 않으면 숨이 막힐 듯 덥고, 비가 오면 물벼락이라는 표현이 얼마나 적확한지 깨닫게 해주는 장마철이 한창이었다. ‘우리들의 상호부조’, 말랑키즘은 이번에도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이하 거통고)에 연대하고자 민주노총 주관 결의대회에 합류했다. 이것으로 3주째 거제로 향했다.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동지들의 파업은 32일 차에 들어섰고, 부지회장인 유최안 동지가 스스로를 감금한 투쟁은 17일이나 지속되었다는 이야기다. 그런데도 비는커녕 달아오르는 쇳바닥의 더위조차 피할 수 없는 우리에 갇힌 유최안 동지를 비롯한 일곱 명의 조합원 동지들의 힘겨운 싸움에는 변함이 없는 채다.

 

 계절은 모두에게 공평하게 지옥을 선사하기라도 하지, 대우조선과 산업은행은 자기들 손으로 만들어낸 지옥을 해결할 생각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변함없이 하청노동자 동지들의 노동조합을 인정하지도 않고 있으며, 교섭 요구에도 응하지 않고 있다. 이렇게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도 않으면서 회사 경영에 대한 비상사태라며 떠들어댄다. 회사가 하청노동자들의 파업 때문에 망하고 있다고 한다. 교섭을 통해 파업을 해결하고자 하지도 않았으니 회사 경영이 꼬이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지 비상이라는 표현이 맞는 것인가? 여기에 한술 더 떠 경찰은 거통고 하청지회 지도부 세 명에 대해 체포 영장을 발부받으려 하고 있다. 이 서로 눈 가리고 아웅하는 쿵짝에 힘입어 결의대회가 열리던 시각, 조선소 내부에서는 구사대가 청년들을 앞세워 여성 노동자 혼자 있던 농성장에 온갖 욕설을 하며 들이닥쳐 소화기를 뿌리며 침탈하고, 온갖 집기를 집어던지고, 부수고, 꽝꽝 언 얼음 물통을 던져 사람을 다치게 하는 등의 끔찍한 만행이 만연했다고 한다.

 

 물론 당연하게도, 사측의 이런 훼방 공작에도 불구하고 파업을 이어 나가는 하청노동자 동지들은 아주 약간의 타격도 없이 꿈적하지 않고 있다. 유최안 동지 역시 집회 도중 스피커폰으로 조선소 밖에 모인 우리에게 목소리가 갈라지도록 포기하지 않겠다는 확고한 뜻을 전했다. 대우조선 남문에 집결해 서문으로 행진한 뒤 마친 이번 민주노총 결의대회는 지난주 영남권 노동자대회 때보다도 많은 수의 동지가 모였다. ‘우리들의 상호부조’, 말랑키즘 역시 지난 주, 그 이전 주보다 더 큰 대오로 거제로 향했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수가 모인 동지들이 거제에서 무엇을 하고 왔는가. 무얼 하러 각지에서 거제로 모여 이 습하고 더운 가운데 행진을 했는가. 이 많은 노동자가 힘을 한 데 모은 바로 그 시각에, 조선소 안에서는 야만이라는 말로도 다 표현하지 못할 끔찍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는데, 우리는 도대체 무얼 하고 왔는가.

 

 723일 토요일, 다시 한번 거제로 향하는 희망버스가 조직되고 있다. 이번에는 대오를 조직할 시간이 무려 2주나 있다는 뜻이다. 우리 주변의 가능한 모든 동지를 모으자. 연대 대오를 최대한 모으자. 갈 수 있는 모두가 거제로 향하자. 그리고 이번에는, 구사대 조직폭력배 쓰레기들이 감히 하청노동자 동지들을 괴롭힐 엄두조차 낼 수 없게 압도적인 힘으로 하청노동자 동지들의 대오를 엄호하자, 사수하자. 다시 한번 그런 짓을 했다가는 법이 아니라 그 자리에서 곧바로 그 행위에 대한 응분의 대가를 치른다는 것을 보여주자.

 

 번외로, 이번 말랑키즘의 거제행에 함께 연대한 동지 가운데는 스위스에서 한국을 방문한 아나키스트 동지도 있었다. 그에게 이러한 거제의 상황에 관해 설명하다 보니 여러 상황이 참 답답했다. 그럼에도 그 동지에게 우리가 거제도로 내려가는, 아니, 내려가야만 하는 이유를 설명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하나, 대우조선 하청노동자들의 투쟁은 2022년 지금의 한국 생디칼리즘 운동의 최전선이다. , 이 싸움은 대우조선이라는 일개 회사에 타격을 주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닌, 자본과 국가에 동시에 대항하고 있는 투쟁이다. 아울러 우리가 설명한 것과 같이, 지금은 자본이 하청노동자 동지들의 투쟁을 비웃고, 박살 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우리는 연대로, 더 큰 연대로, 그보다 더 큰 연대로 그것을 넘어서고 이 투쟁을 반드시 승리할 수 있게 함께할 것이다. 그러니, 다시 한번, 723, 거제로 가자.

 

 

202279

우리들의 상호부조’, 말랑키즘

 

------------------------------------------------

 

참고 기사 : “‘해고문제 해결하라연좌농성 하니···아시아나 케이오, 포장이사 불러 짐싸들고 '줄행랑'”

http://worknworld.kctu.org/news/articleView.html?idxno=500351